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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서대문구 현저동과 청계천변 수상가옥 흑백 사진들은 CG다
서대문 형무소가 독립문에 없었는데 있었다고 하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래서 사진을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알려진 빨간 벽돌집이 아닌 진짜 서대문구 영천동 사진을 찾아 헤맸다.
은평구에 옛날 사진들을 모아 책자를 냈다. 어디서 냈는지 알아보니 홍보과였다. 그동안 필자는 문화관련 부서만 전전했는데 옛날 사진들은 홍보과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문화관련 부서들은 빛 좋은 개살구였다.
서대문구청 홍보과에 전화로 문의했다. ‘서대문구 영천동 옛날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있냐고’ 있다고 한다. 보내달라고 하니 보내왔다. 한 장만 보내왔다. 서대문 형무소 주변(1979년 5월 10일) 사진이다. 육교가 있고 무악재 왼쪽에 산 능선까지 집이 빽빽하다. 고등학교 건물도 산 능선으로 올라 갈 것 같다. 형무소 건물은 공장이다. 육교는 1980년대 필자가 본 것과 맞는 것 같은데 다른 것들은 좀 이상했다.
그러다 다른 일로 잊어 버렸다. 그리고 또 서대문구 영천동 사진을 검색을 해봤다. 서대문구청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1970년대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 일단 모아 놓고 다른 일에 몰두 했다. 그리고 사진에 이상한 부분을 서대문구청에 문의했다.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다시 사진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77년도 사진에는 4층짜리 건물이 도로가에 즐비하게 서있다. 뒤 산 꼭대기는 아파트가 있다. 80년대도 아파트가 없었는데 77년 사진에 아파트가 있다. 같은 77년 사진인가 다른 사진은 단층짜리 건물들이고 건물 1개만 3층인지 4층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긴 어렵다. 육교가 있다. 방향으로 봐서는 같은 자리인데 말이다. 이 사진에는 사진 찍은 곳 왼쪽이 턱이 있다. 저 자리에 높은 건물이 있었나. 그리고 사진을 높은데서 찍었는데 구도가 높은 건물이 있을 자리도 아니다. 전선줄이 여러 개가 육교에서 도로가운데로 앞으로 뻗어 있다. 그리고 무악재 산 능선까지 건물들이 빽빽하다. 80년대도 지금도 산 능선까지 건물이 없었다. 산중턱에 현저동 마을이 있고 한성과학고등학교가 있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니 건물들이 여러 층이다. 청계천변 수상가옥과 같은 패턴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 이거 컴퓨터 그래픽 일명 CG로 그렸구나” 판단했다. 독립문 옛날 사진을 보면 “맞아 이랬었지”가 아니고 뭐지 고개가 갸우뚱거려졌었다.
청계천변 사진도 도대체가 우리나라 실정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강쪽으로 간판도 있다. ‘천일극장, 점, 천일래티오부인자 살모사 구렁이 점백이’ 무슨 말인지 모를 간판이 있다. 사진 찍은 구도도 보면 줌으로 찍어야 나올 구도이다. 저 사진을 실제로 찍었다면 찍을 당시 줌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이면 가능하다. CG는 뭐든 가능하다. CG로 영상도 만들어내는 시대이니까 말이다.
그동안 필자가 봐온 옛날 사진들 고종부터 이승만, 김구, 6.25 그리고 70년대 사진까지 모든 사진들이 CG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