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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100장

[100-31] KBS 최초 공개 백범 김구 입관식?

KBS 최초 공개 백범 김구 입관식?

 

   kbs 다큐인사이트에서 작년 7월 20일에 “KBS가 발굴한 김구 장례식 영상기록,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첫 국민장”으로 방송을 했다.

   KBS가 수집 보존해 온 필름들을 아카이빙 작업 중에 지금까지 주목 받지 못했던 김구 서거 당시의 국민장 기록 영화를 확인했다고 한다.

  발굴했다고 하면 만들어 냈다로 들린다. 해당 영상에는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수의를 만들고 시신을 염하는 모습과 비탄에 빠진 조문객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되었다. 김구가 나이가 74살인데 수의를 준비 해 놓지 않았는지 암살당하고 현장에서 수의를 만든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40이 넘으면 미리 수의를 준비해두었다. 관으로 쓸 널도 준비 둔다.

   필자의 집도 부모님께서 40이 넘으셨을 때 수의와 관으로 쓸 널을 오동나무로 준비 해 둔 것이 기억이 난다. 관으로 쓸 널은 돼지마구 천정에 보관을 했다. 수의는 장롱 깊숙이 넣어 두었었다.

   아들이 아무리 바빠도 집에 오면 상주 복으로 갈아 있는 것이 순서인데 상주 복이 아닌 장례를 도와주는 사람 복장으로 팔에 안장을 차고 그것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다. 참 이해 할 수 없는 장면이다. 장례를 한 번도 안치러 본 사람이 시나리오 쓰고 영화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시신을 염을 할 때도 공개된 장소에서 염하는 것도 아니고 하얀 포 씌워 침대에 눕혀 놨다. 90년대까지도 시골은 집에서 장례를 치뤘다. 사람이 돌아가시면 동네 장정들이 와서 안방에서 시신을 염을 하고 관에 넣어 병풍 뒤에 모셔 놓았다. 그리고 급한 일이 아니면 안방은 들어가지 않는다. 관을 내갈 때 문지방에 바가지를 엎어 놓고 그걸 깨면서 관을 내와 상여에 올려서 상여로 장지까지 간다. 여자들은 동네 밖을 못 나갔다. 동네 입구에서 하직 인사하고 멀리 상여가 묘지로 향하는 것을 울면서 바라 볼 뿐이다.

   김구 장례식은 아들 며느리 손녀가 장지까지 갔다. 며느리는 머리에 흰 족두리를 썼다. 우리나라 장례식에 여자 상주가 머리에 족두리를 쓰는 것은 생전 처음 봤다. 볼거리 때문에 족두리를 썼을까? “대한뉴스 제354호-L-5기 비행사고”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던 취재 전용기가 추락해 타고 있던 기자와 조종사가 사망했다고 한다. 사망한 기자와 조종사 장례식 장면에 죽은 사람들의 아내들도 족두리를 썼다. 대한뉴스 장례문화는 여자 상주가 머리에 족두리를 쓰는가 보다. 대한뉴스 작가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 궁금하다.

   필자가 살아오면서 본 것들이 아닌 새로운 장례 풍습이다. 남원 춘향제에 춘향 제향을 할 때도 머리에 족두리 같은 것을 썼다. 춘향제에 춘향이 제사에 족두리 언제부터 썼는지 알아보았으나 아직 알아 내지 못했다. 김구 장례식 며느리 족두리, 대한뉴스의 헬기사고 장례식 족두리와 춘향제 족두리는 같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작품으로 보인다.

   

KBS다큐인사이트 2023년 7월 20일 영상을 보고 며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다. KBS에 전화하고 패널로 나온 독립기념관 한시준 관장, 함충범 한국영상대학교 교수에게 전화했지만 시원한 답은 듣지 못했다. 한시준 관장님은 연세가 있으신데 우리나라 장례 문화를 모르실까 김미라는 김구 손녀와 셋이서 화면을 보고 이야기를 한다. 그걸 보는 필자는 폭발을 했다.

 

백범 시해 직후 거실에 모신 모습.ⓒ 백범 기념관 얌전하게 손을 모으고 있고 힘줄이 보이다. 살아 있는 사람 손이다.